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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김지교, 문화유산에 숨결을 불어넣다

By TRIC

2014-12-01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국내외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그는 옛것과 새것의 교차점에 있다. 존재했지만 지금은 형상을 잃은 문화유산의 얼굴을 찾아주는 것. 문화유산연구소 지교의 김지교 대표가 하는 일이다.

 

시작은 사소했다. 김지교 대표를 알게 된 건 인터넷에 떠돌던 한 장의 사진 때문. ‘베컴 옆에서 선방한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사진 속에는 미남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보다 더 눈에 띄는 외모의 그가 있었다. 지난 11월, 베컴이 초청된 한 주류 행사장에 참석했다가 함께 사진을 찍었고 이것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것. 이름을 검색하니 문화유산연구소 지교 소속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클릭한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 작업에 대해 알게 됐다. 오랜만에 들은 ‘역사, 문화재, 복원’ 같은 단어는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흥미로웠다. 게다가 비용, 시간, 기술적 제한으로 실물 복원이 불가능했던 문화재들을 디지털화해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다니. 역사적 의미와 성취가 남다른 분야였다. 연구자로서의 소명 의식과 전문성으로 똘똘 뭉친 그를 만났다.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이라는 신세계

디지털 문화유산의 복원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입체적인 복원 상상도를 만드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들어 여러 미디어 기술과 결합하면서 보여준 성과가 눈부시죠.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등 인간과 시스템이 상호작용하는 ‘인터랙션 기술’에까지 적용하는 추세예요.

역사책에서 봤던 기존의 실물 복원 작업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기존의 실물 복원 작업은 디지털 작업에 비해 제한이 많아요. 복원을 완료해도 추후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또다시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새로 시작해야 했죠. 디지털 복원 작업은 실물 복원보다 비용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복원 결과물이 미흡할 경우 얼마든지 새로운 연구 작업을 반영해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디지털 데이터로 연구가 이뤄지니 원래의 문화유산이나 유적지를 훼손할 우려도 없고요.

지난겨울, 세계 4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신라 특별전’에서 석굴암 복원 콘텐츠를 전시했어요. 당시 반기문 UN 사무총장 부부가 관람하며 화제가 됐죠.

초고화질 UHD(울트라 HD) 포맷으로 만든 작품이라 화면 속 석굴암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죠. 뉴욕타임스로부터 ‘당장 경주에 가고 싶은 욕구를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을 일으키는 영상’이라는 호평을 받았어요.

 

 

지교에서 지금까지 어떤 프로젝트들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그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국내 프로젝트로는 삼국의 대표 사찰 터인 고구려 청암리사지, 백제 정림사지, 신라 황룡사지를 비교 복원했던 삼국 사찰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해외 프로젝트로는 카자흐스탄 이식쿠르간 황금인간 복원 프로젝트와 현재 마무리 중인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궁전 복원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의 경우,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되는 인물 2명이 그려져 있어요. 해외 문화유산을 복원하면서 우리 조상들의 흔적도 함께 살릴 수 있었던 점이 뜻깊었죠.

현존하는 문화재의 경우 디지털로 기록을 보존한다고 들었어요. 완전히 형체를 잃어버린 문화재의 경우에는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나요?

현존하는 문화재는 레이저 3D 스캔 등으로 정밀한 3차원 데이터를 남겨놓으면 나중에 훼손되거나 멸실되더라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게 됩니다. 형체가 소멸된 문화재의 경우 복원이라 부르기는 하지만 사실상 상상력의 단계입니다. 복원하고자 하는 문화재와 동시대 근방에 존재했던 유사 문화재들을 찾고, 그들 사이의 공통점을 기반으로 문헌, 그림 등 각종 데이터를 총동원해 상상력을 전개해 나갑니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논증을 기반으로 말이죠.

복원 현장은 어때요? 황량한 장소를 보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한데.

현지에 가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또 그곳을 오랜 기간 연구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그리 막막하지는 않아요. 다만 현장에 도착해서는 하나라도 더 많은 흔적을 찾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죠.

해외 현장은요? 개발도상국의 경우 경제에 집중하다 보니 중요한 문화재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예요. 세계 최대의 불교문화 유적지인데, 규모도 거대하지만 불탑에 새겨진 부조들이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죠.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바로 옆에 활화산이 위치해 있어 지진도 잦고, 언제 화산이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지진도 잦고요. 지금도 계속해서 문화재로 화산재가 날아들고 있고요. 문화재 보존을 위해 유네스코에서 인도네시아 당국에 고가의 3D 스캔 장비를 지원해줬는데도 운영할 예산이 없어 사용법도 모른 채 방치돼 있는 상황입니다.

 

욕심 많고 뚝심 있는 연구자

연구자로서 프로젝트 중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지, 성취를 느낄 때는 언제인지 궁금해요.

정확한 복원에 가장 신경 쓰고 있어요. 복원 근거 자료와 논리를 치밀하게 구성하고, 성과를 인정받을 때 가장 큰 쾌감을 느낍니다. 열심히 만든 복원 결과물이 이전의 미흡했던 연구결과를 갱신할 때도 큰 보람을 얻죠.

 

 

문화유산에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택하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누군가요?

부모님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어렸을 때부터 서점이나 박물관에 자주 데려가셨던 기억이 나요. 아버지께서는 특허청에 근무하셨기 때문에 저 역시 항상 새로운 기술과 발명품에 익숙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옛것과 새것에 대한 탐구심이 컸어요. 물론, 덕분에 학교 공부는 좀 뒷전이었습니다만(웃음). 다행히 고등학교 때 1천900명이 참가한 한양대 주최 전국발명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해서 수능도 치지 않고 원하는 전공의 대학에 갈 수 있었어요.

‘베컴 옆에서 선방한 한국인’으로 유명해요. 모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훤칠한 키와 패션 감각으로 이른바 ‘남신’으로 불리고 있던걸요.

제가 SNS에 올렸던 사진에서 베컴이 특히 못 나왔던 것뿐이에요. 물론 저는 실물보다 훨씬 잘 나왔고요(웃음). 옷은 그럭저럭 챙겨 입는 편인데, 문화유산 관련 일을 하는 사람치고는 눈에 좀 더 띄나 봐요. 이쪽 분야 사람들 이미지가 등산복 입은 아저씨 쪽에 가깝잖아요.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뭔가요?

사람 냄새 나는 복원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주어진 예산과 시간적 한계 때문에 문화유산 그 자체만을 복원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그 문화를 향유했던 당대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살려내는 게 목표예요. 문화유산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복원 작업 중에 생산된 자료들로 출판과 다큐멘터리 제작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할 일이 많네요(웃음). 차근차근 뚝심 있게 해나가야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문화유산보다 기술이 돋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중요한 것은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다. 옛것과 새것의 가운데에서 그는 오늘도 둘을 조화롭게 융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글서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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